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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사다리 3단계] 좋은 관계 -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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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LD 작성일21-12-05 21:00 조회2,4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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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SLD행복연구소

행복사다리

​정영진

 


   지금 나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리 저리 생각해봐도 어느 것 하나를 딱 꼬집어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고민스러운 것을 내면에서 낚아내야 한다면 무엇일까? 저인망 어선처럼 그물로 바닥을 긁고 또 긁어서 마침내 건져 올렸다. 그것은 바로 나의 공감 능력이다.


   불과 5년 전까지도 나의 공감지능은 유치원생 수준이었다. 성인이 된 이후 많은 시간을 부족한 공감능력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었다. 사실 미흡한 공감역량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군대에서 교육, 진급 등에서 다른 이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공감지능이 무척이나 낮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알게 된 것은 폐금광에서 금맥을 찾은 것보다 더 어렵고 큰 행운이었다. 아내와 주말부부로 보내던 몇 년 전, 그날도 아내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다가 커다란 다툼이 생겼다. 아내는 엄청 화를 내었다. 나는 그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을 하고, 거듭 조심을 해왔건만 어느 순간 아내의 감정이 폭발한 것이었다. 아내와 잘 지내다가도 종종 큰 싸움이 생기곤 했었는데, 그러다가 여름날 변덕스러운 뇌우와 같은 큰 사단이 난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아내의 이해하질 못할 변덕과 분노로 인해 나도 화가 나기도 하거니와 몹시도 괴로웠다. 또 그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부대에서 장병들의 심리상담을 담당하는 병영생활상담관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상담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 주었다. 내가 이야기를 마치자, 그녀는 안타까워하는 눈매와 목소리로 아유! 정말 힘드시겠어요!" 하면서 깊이 공감해주었다. 나는 상담관의 그 한 마디 말에 굳었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그녀는 아내분과 나눈 문자메시지를 보여 달라고 했다. 나는 아내와 주고받은 글을 당당히 내밀었다. 그녀는 그 글을 꼼꼼히 읽더니 특유의 애처로운 눈빛을 내게 보내면서 말했다.

"사모님이 많이 힘이 드시나 봐요."

"그런데 장군님께서 사모님의 마음을 잘 몰라주시는 것 때문에 많이 섭섭해 하시는 것 같아요."


   다시 메시지가 담긴 전화기를 넘겨받으면서 "아 그런가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했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데 상담관은 아내와 내가 주고받은 짧은 메시지 글에서 아내의 어려운 마음을 읽어낸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아주 친절하고 부드럽게 그 이유에 대해 심리 이론을 상세하게 덧붙이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당신은 공감 무능력자여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 때야 비로소 나는 아내와의 소통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그 이후에도 아내와 이런 저런 문제로 불화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문제의 시작이 나의 공감의 부재로 시작되었음을 안다. 그 이후로 부부상담도 하고 나름대로 공감 역량을 증진시키는 학습과 강연을 통해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도 나의 공감지능은 아직 초등학교 2학년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은 부족한 역량을 알고 변화하려고 노력을 통해 부부관계 뿐 만 아니라 자녀들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


   곰곰이 나의 지나온 삶을 되짚어 본다. 젊은 시절 지나간 일정한 인연을 다 지워버리고 싶은 때도 있었고, 사람들과의 망가진 관계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간혹 있었다. 친구와의 관계, 부하 직원과의 관계, 상사와의 관계 등 삶 속에서 다양하게 맺어지는 관계가 때때로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자책도 하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노력도 많이 했었다.


   이제는 그 원인이 바로 나의 공감능력의 부족한 때문이었다는 것을 안다. 공감능력의 부족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이제라도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되어, 나를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관계에 대한 고민이 덜 부담스럽다. 나에게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의지가 있지 않은가?


   습관은 참으로 무섭다. 나는 지금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목표 지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런 줄 모르면서 말하고 행동했다면, 이제는 말하고 행동했음을 인지한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수정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변화는 더디어도 결국은 변화의 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강을 건너고 나면, 또 다른 아니 더 큰 강이 내게 도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나는 어떠한 큰 도전이 와도 피하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어려움과 고민은 변화를 위한 시도를 통해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바뀔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불교의 반야심경에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하면서,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열반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반야바라밀다는 공() 사상으로 이 안()에서 저 안()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변화를 추구함을 통해서 깨달음의 경지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변화가 필요한 분야에 대한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길 때 걸림과 두려움이 없어지게 됨을 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오직 변화에 대한 의지와 실천만이 남았다. 나를 가장 힘들고 어렵게 하는 어떤 것이라도 변화의 강물에 배를 띄우자. 그리고 배를 타고 힘차게 노를 저어 건너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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